주말 모나코 휩쓴 푸른빛 괴물
주말 모나코 밤거리를 걷다 보면 슈퍼카 엔진 소리는 그저 흔한 배경음악처럼 들립니다. 워낙 엄청난 차들이 발에 채일 듯 굴러다니는 동네니까요. 그런데 최근, 눈이 한껏 높아질 대로 높아진 모나코 사람들과 관광객들의 발걸음을 동시에 멈춰 세운 진짜 물건이 등장했습니다.
바로 시선을 확 빨아들이는 영롱한 푸른빛의 페라리 라페라리 아페르타(Ferrari LaFerrari Aperta)가 그 주인공입니다. 영상 속에 포착된 이 차는 좁고 화려한 모나코의 도로를 아주 느긋하게, 부드럽게 유유자적 미끄러져 가고 있었습니다.
흔하디 흔한 빨간색 페라리가 아니라 깊은 바다를 닮은 눈부신 파란색 차체라니. 모나코의 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모습은 길을 걷던 누구라도 스마트폰 카메라를 황급히 꺼내 들게 만들기에 충분했습니다.
롤스로이스와 G바겐의 묵직한 호위
진짜 흥미로운 장면은 따로 있었습니다. 이 귀하신 몸이 도로를 덩그러니 혼자 달리고 있던 게 아니었어요.
거대한 롤스로이스가 맨 앞에서 거침없이 길을 열며 앞장서고, 바로 뒤에는 깍두기 같은 매력을 뽐내는 벤츠 G클래스(G바겐)가 바짝 붙어 철통 호위를 하고 있었습니다. 보통 국가급 VIP가 이동할 때나 볼 법한 엄청난 대형이잖아요.
최고의 하이퍼카 한 대를 위해 최고급 럭셔리 세단과 듬직한 오프로더 SUV가 앞뒤로 에스코트하며 천천히 도심을 빠져나가는 광경은 그 자체로 한 편의 영화 같았습니다. 차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세 대의 조합만 봐도 심장이 뛸 수밖에 없겠죠.
950마력을 쏟아내는 V12 심장
멋진 외관과 호위 행렬에 취해 이 녀석의 진짜 무서움을 잊으면 안 됩니다. 이름 끝에 붙은 ‘아페르타’는 지붕이 열린다는 뜻이에요. 주인의 취향에 따라 가벼운 카본 파이버 소재의 단단한 하드탑을 얹을 수도 있고, 캔버스 소재의 부드러운 소프트탑을 씌울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지붕을 활짝 열어젖힌 채로 액셀러레이터를 밟으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라페라리 아페르타의 심장부는 지붕 덮인 기본형 라페라리와 완벽하게 똑같습니다. 6.3리터 V12 엔진이 품고 있는 어마어마한 굉음이 등 뒤에서 폭발하죠. 여기에 7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가 찰떡궁합을 이뤄 무려 950마력이라는 괴물 같은 힘을 도로 위에 쏟아냅니다.
950마력의 미친 속도감과 맞바람, 그리고 귀를 때리는 12기통 특유의 하이톤 사운드. 지붕 열린 차체 안에서 이 모든 걸 맨몸으로 받아낸다는 건 억만장자들만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짜릿함일 겁니다.
다음 타자 F80 아페르타 출격 대기
라페라리 아페르타가 길거리에 나타난 것만으로도 이렇게 난리가 나는데, 벌써 페라리는 조용히 다음 스텝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자동차 덕후들을 밤잠 설치게 할 반가운 소식 하나가 들려왔거든요.
최근 페라리의 안방인 이탈리아 마라넬로 주변 도로에서 꽁꽁 위장막을 두른 정체불명의 테스트 차량이 카메라에 잡혔습니다. 해외 매체와 전문가들은 이 차를 차세대 하이퍼카 모델인 ‘F80 아페르타’의 프로토타입으로 확신하고 있어요. 흥미로운 소문도 돌고 있습니다.
이전처럼 떼어내는 무거운 하드탑 대신, 무게를 획기적으로 줄이기 위해 가벼운 패브릭 소재의 천 지붕을 씌웠다는 얘기가 유력합니다. 전 세계 자동차 마니아들의 심장을 훔칠 새로운 오픈탑 페라리가 과연 어떤 스펙으로 우리 앞에 등장할지 벌써부터 기대가 쏠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