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가져보고 싶은 차입니다.
람보르기니가 우루스 라인업의 정점인 우루스 SE 퍼포만테를 공개했는데요. 합산 812마력, 제로백 3.3초, 최고속도 312km/h입니다.
숫자만 보면 슈퍼카 스펙표를 잘못 읽은 것 같죠. 그런데 이 차, 트렁크 열리고 뒷자리에 사람 태우는 5인승 SUV입니다.
우루스 역사상 가장 높은 812마력, 토크는 1000Nm
심장은 4.0리터 V8 트윈터보에 영구자석 전기모터를 얹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입니다.
기존 우루스 퍼포만테가 666마력이었으니 한 번에 146마력이 늘었습니다. 토크도 150Nm 올라 1000Nm에 도달했죠.
제로백은 3.3초, 0-200km/h는 10.8초입니다. 2톤이 훌쩍 넘는 덩치가 이 정도로 튀어나간다는 게 사실 좀 비현실적입니다.

우라칸 STO보다 최고속이 높습니다
여기서 재미있는 비교가 나옵니다.
람보르기니의 미드십 슈퍼카였던 우라칸 STO의 최고속도가 310km/h였는데요. 우루스 SE 퍼포만테는 312km/h입니다. SUV가 서킷용 슈퍼카의 최고속을 넘어선 겁니다.
제로백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라칸 EVO 후륜구동 모델이 3.3초였으니, 이 SUV와 같은 기록이죠.
물론 우라칸 EVO 사륜구동은 2.9초로 여전히 빠릅니다. 코너에서의 감각도 미드십과는 다르고요. 다만 직선에서 나란히 놓으면 더 이상 급이 다른 차가 아니라는 겁니다.
32kg을 덜어내고 다운포스를 키웠습니다
출력만 올린 게 아닙니다.
보닛, 루프, 휠 아치, 사이드 스커트, 리어 디퓨저까지 탄소섬유를 발라 기존 SE보다 32kg을 뺐습니다. 공기저항은 3% 줄었고, 다운포스는 기존 퍼포만테보다 16% 늘었죠.
서스펜션도 새로 들어갔습니다. 공기실 두 개를 따로 제어하는 듀얼 챔버 방식인데요. 덕분에 스포츠 주행 시 차체가 좌우로 기우는 정도가 이전보다 55% 줄었습니다.
주행 모드에는 비포장길용 랠리 모드까지 추가됐습니다. 서킷도 달리고 흙길도 간다는 얘기죠.
카이엔 터보 GT, DBX707과 나란히 놓으면
슈퍼 SUV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입니다.
포르쉐 카이엔 터보 GT와 애스턴마틴 DBX707이 각각 제로백 3.3초 안팎, 페라리 푸로산게도 비슷한 영역에 있습니다. 기록만 놓고 보면 다들 도토리 키재기예요.
우루스가 다른 지점은 전동화입니다. 25.9kWh 배터리로 전기만으로 60km 이상을 달릴 수 있거든요. 서울 시내 출퇴근 정도는 엔진을 안 깨우고도 가능한 거리입니다.
800마력대 슈퍼 SUV가 조용히 아파트 단지를 빠져나간다는 그림, 좀 낯설죠.

국내가는 4억 원대, 옵션 넣으면 5억도 넘어갑니다
현실 얘기를 안 할 수 없습니다.
기반이 되는 우루스 SE의 국내 시작가가 3억 5천만 원 선입니다. SE 퍼포만테는 옵션을 빼고도 4억 원에 가까울 것으로 보이고요.
여기에 카본 패키지, 특별 외장 컬러, 대형 휠, 오디오까지 얹으면 5억 원을 넘기는 게 어렵지 않습니다. 그랜저를 10대 넘게 살 수 있는 돈이죠.
전기 주행 덕에 기름값은 줄겠지만, 23인치 타이어 교체비와 카본 세라믹 브레이크 정비비는 그대로입니다. 유지비가 싸진 차는 아니라는 뜻입니다.
그래도 람보르기니를 먹여 살리는 건 이 차입니다
흥미로운 통계가 하나 있습니다. 우루스 구매자의 약 70%가 람보르기니를 처음 사는 사람이라는 점인데요.
아벤타도르나 우라칸으로는 절대 유입되지 않았을 고객층입니다. 여성 오너 비율도 이 차에서 눈에 띄게 높아졌고요.
슈퍼카 브랜드의 볼륨 모델이 SUV라는 사실, 20년 전이라면 상상도 못 했을 겁니다.

우루스 SE 퍼포만테를 놓고 고민 중이라면 포르쉐 카이엔 터보 GT의 국내 가격, 애스턴마틴 DBX707 유지비, 페라리 푸로산게 출고 대기 기간까지 함께 비교해 보시길 권합니다. 슈퍼 SUV는 스펙보다 실제 운용 조건에서 갈리는 차니까요.
슈퍼카는 이제 차고에만 있지 않습니다. 매일 아침 주차장에서 시동을 걸 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