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보관물: V8엔진

788마력 vs 880마력, 6억 페라리와 붙는 맥라렌 “이게 진짜 마지막 V8”

맥라렌이 이번엔 제대로 사고를 쳤습니다.

브랜드 역사상 단 세 번째로 붙는 ‘하이 스포츠(HS)’ 배지를 단 신차가 나왔는데요, 이름부터 심상치 않습니다. 788HS. 순수 내연기관 V8 슈퍼카로는 사실상 마지막 모델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정작 관심을 보이는 쪽은 맥라렌 팬이 아니라 페라리와 람보르기니 오너들이라고 합니다.

경쟁사 차를 이미 갖고 있는 사람들이 굳이 이 차에 줄을 서는 이유, 한번 들여다볼 만하죠.

맥라렌 788HS

가격표도 없는데 벌써 완판 분위기

재밌게도 아직 공식 가격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다만 힌트는 있는데요.

바로 아래 형뻘인 750S가 미국 기준 32만 4000달러, 트랙 특화 모델이었던 765LT가 35만 8000달러 선에서 시작했습니다.

788HS는 이보다 더 희소하고, 전량 맞춤 제작 공정을 거치는 만큼 40만 달러, 우리 돈으로 5억 원대 후반에서 6억 원대에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국내 기준으로 보면 750S가 4억 원대 후반이었으니, 788HS는 이보다 한참 위에서 시작할 걸로 보이네요.

왜 하필 지금, 왜 하필 V8인가

720S에서 시작해 765LT, 750S로 이어져 온 미드십 V8 계보의 마침표라는 게 핵심입니다.

4.0리터 트윈터보 V8 엔진이 최고출력 788마력, 최대토크 800Nm을 뿜어내고요. 건조중량은 1265kg에 불과해 톤당 623마력이라는, 이 시리즈 역대 최고 수치를 찍었습니다. 0-100km/h는 2.8초, 0-200km/h는 7.0초, 최고속도는 330km/h에 달하는데요. 하이브리드도, 전동화도 없이 순수 엔진 힘만으로 이 정도라는 게 새삼 놀랍습니다.

200대 한정 생산인데 쿠페와 스파이더 각 100대씩만 나옵니다. 여기에 모든 차량이 맥라렌 스페셜 오퍼레이션을 거쳐 손으로 맞춤 제작된다고 하니, 세상에 똑같이 생긴 788HS 두 대는 없다고 봐도 됩니다.

맥라렌 788HS

페라리 296 스페치알레와 숫자로 붙어보면

업계에서 788HS의 실질적인 라이벌로 꼽는 차가 바로 페라리 296 스페치알레입니다.

296 스페치알레는 V6 엔진에 전기모터를 더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로 합산 880마력을 냅니다. 숫자로만 보면 맥라렌보다 100마력 가까이 앞서는 셈이죠. 그런데 재밌는 건 가속과 최고속도는 거의 판박이라는 겁니다.

페라리 296 스페치알레

0-100km/h 2.8초, 최고속도 330km/h로 두 차가 완전히 같은 수치를 기록합니다. 무게 차이가 그 이유인데요, 788HS가 훨씬 가벼운 만큼 마력에서 밀려도 감속·감가속 성능에서는 밀리지 않는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페라리는 국내 판매가가 이미 공개돼 있습니다. 296 스페치알레 쿠페가 6억 3000만 원, 스파이더 격인 아페르타는 6억 8000만 원부터죠.

하이브리드 무게와 복잡한 전동화 시스템을 포기한 대신 가벼움을 택한 맥라렌과, 마력을 더 끌어올린 페라리. 접근 방식부터가 다른 셈입니다.

페라리 296 스페치알레

실제로 타는 사람 입장에서 보면

순수 엔진만 얹은 788HS는 정비나 유지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단순한 편입니다.

배터리와 모터, 냉각 시스템까지 관리해야 하는 하이브리드 슈퍼카보다는 손이 덜 가는 구조인데요. 다만 200대뿐이라 부품 수급이나 리세일 밸류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반대로 이 희소성 자체가 소장 가치를 밀어 올리는 요인이 되기도 하죠. 실제로 한정판 슈퍼카는 출고 직후 프리미엄이 붙는 경우가 흔합니다.

국내 상륙은 언제쯤일까

아쉽게도 아직 국내 출시 일정이나 배정 물량에 대한 공식 발표는 없습니다.

다만 750S가 공개 후 반년 만에 국내 상륙했던 전례를 보면, 788HS도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걸로 보이네요. 200대라는 물량 자체가 워낙 적어서, 국내 배정이 몇 대나 될지는 미지수입니다. 관심 있는 분들이라면 지금부터 딜러 문의를 넣어두는 게 나을 수도 있겠습니다.

내연기관 슈퍼카의 마지막 순간을 지켜보고 싶은 사람에게 788HS는 상징적인 선택지가 될 겁니다. 다만 가격도, 물량도, 국내 출시 시점도 아직 안갯속이라는 점은 감안해야겠죠. 전동화 시대로 넘어가기 직전, 순수 엔진의 마지막 함성을 듣고 싶다면 지금이 바로 그 타이밍일지도 모릅니다.